욕조 물을 빼면 소용돌이가 생길까?(하루한과학)
욕조 물을 빼본 적 있죠?
마개를 빼면
물이 그냥 아래로 빠질 것 같지만
꼭 빙글빙글 돌면서 내려갑니다.
왜 그럴까요?
그냥 곧장 내려가면 될 것 같은데
왜 굳이 소용돌이를 만들까요?
이 장면 속에는
‘회전’이라는 아주 기본적인 물리 원리가 숨어 있습니다.
물은 이미 아주 조금 돌고 있다
욕조에 물을 채울 때를 떠올려볼까요?
수도에서 떨어지는 물,
손으로 휘젓는 움직임,
욕조의 아주 미세한 기울기.
이 과정에서
물은 아주 약하게,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한 방향으로 돌기 시작합니다.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이미 작은 회전이 생긴 상태입니다.
그리고 마개를 빼는 순간,
물이 중심으로 모이기 시작합니다.
그때부터
그 작은 회전이 점점 커집니다.

왜 중심으로 갈수록 더 빨라질까?
핵심은 이것입니다.
넓게 돌던 것이
좁은 곳으로 모이면
더 빨라진다.
피겨 스케이팅 선수가
팔을 벌리고 돌다가
팔을 안으로 모으면
갑자기 빨라지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욕조의 물도 마찬가지입니다.
넓게 퍼져 있던 물이
배수구라는 좁은 중심으로 모이면서
회전 속도가 점점 빨라집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거의 보이지 않던 움직임이
뚜렷한 소용돌이로 나타나는 것입니다.
이 원리는 예전에 다뤘던
〈왜 터널 안에서 바람이 세게 느껴질까?〉에서 설명한
‘좁아질수록 속도가 빨라지는 흐름의 원리’와도 닮아 있습니다.
가운데가 움푹 파이는 이유
물을 자세히 보면
가운데가 깔때기처럼 내려가 있습니다.
물이 빠르게 회전하면
중심부의 압력이 낮아집니다.
그러면 주변 물이 바깥으로 밀려나고
그 자리를 공기가 차지하면서
가운데가 내려간 모양이 만들어집니다.
이 현상은
〈뜨거운 도로 위 아지랑이가 생기는 이유〉에서 설명했던
‘흐름과 압력의 관계’와도 연결됩니다.
흐르는 물질은
속도와 압력이 함께 변합니다.
그럼 방향은 지구 자전 때문일까?
한 번쯤 들어봤을 겁니다.
북반구에서는 반시계 방향,
남반구에서는 시계 방향으로 돈다.
하지만 욕조에서는
거의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욕조는 규모가 너무 작기 때문입니다.
물을 어떻게 받았는지,
욕조가 아주 조금이라도 기울어 있었는지,
처음에 어떤 방향으로 흔들렸는지가
훨씬 더 큰 영향을 줍니다.
즉, 우리가 집에서 보는 소용돌이는
지구 자전 때문이 아니라
‘처음 조건’ 때문입니다.

주변에서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 세면대 물이 빠질 때
- 커피를 저을 때
- 강물의 소용돌이
- 태풍의 눈 구조
‘중심으로 모이는 흐름’과
‘작은 회전’
이 두 가지가 만나면
비슷한 모양이 만들어집니다.
자연은 생각보다
같은 원리를 여러 곳에서 반복합니다.
오늘의 한 줄 과학
욕조 물의 소용돌이는
지구 자전 때문이 아니라,
처음부터 있던 작은 회전이
중심으로 모이면서 빨라진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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